도리오 켈리, 영화들


어제는 고구미의 영화를 봤다. 100분짜리 섹션 중에서 제일 낫더라.
but, 러닝타임과 쇼트 수에 더 신경을 써야겠더라. (다른 영화들은 훨씬 심각했다)
잔소리(?)는 뒷풀이에서 다 떠들었으니, 굳이 기록할 필요는 없겠다.
나의 충고가 '민선생'의 코멘트와 비슷하다더라. 문득, '민선생'이 보고 싶어졌다.
(정성일 감독의 신작 만큼이나 ozmin의 영화가 궁금하다)


하여튼, 녀석이 대견하달까. 기분 좋더라.
고구미도 꽤나 유연해진 것 같았다. (이거슨 '원 헌드레드 퍼센트' 칭찬이다)
이전의 녀석이 딱딱해서 싫었다는 건 아니고, 묘한 변화가 생긴 거 같아 재밌다는 거다.
'사람 사이'라는 게 늘 조금씩 변하기 마련이고, 한결같음 못지 않게, 그런 변화를 보는 것도 즐겁다.


부디 녀석이 계속 신작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돈을 투자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쉰소리 하는 게 우습지만 ㅎㅎ)
작가는 계속 작업을 하고, 끊임없이 완성품을 세상에 내야한다.
그것은 글쟁이나, 영화하는 놈이나 매한가지다.
녀석은 괜찮은 자질을 갖고 있다. 그에겐 반복되는 작업과 실험이 필요하다.

나는 영화에 내 모두를 건 사람이지만, 그것을 남에게 강권하지 않는다.
설령 아주 가까운 영화인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고구미가 오래도록 좋은 영화를 했으면 한다.
언젠가 스탠 브래키지나, 장 비고의 영화들처럼 탁월한 영화를 만든다면 더욱 좋겠다.
(장 비고 처럼 요절하면 졸라 곤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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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틑날,
숙취에 조금 괴로와 하다가, 작가가 보낸 대본을 봤다. 심각하다.
포인트를 못잡고 있는게 눈에 띈다. 그렇담 대안을 줘야 하는데, 문제는 나도 헷갈린다는 것 ㅠㅠ
애초에 [슬럼독 밀리어네어] 운운할 때부터 예견된 위기였다.
그 영화의 가치는 차치하더라도, 그런 만듬새는 쉬운 게 아니다. (특히나 우리 정도의 규모에서는..)
젠장.. 또한번 막막해진다. but, but, b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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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
요즘들어 유난히 툴툴대긴 하지만, 나는 이 일이 좋다. 재밌다.
몇 해씩 방에 처박혀, 글을 쓰던 시절 보다 훨씬 행복하다.
감독이란 작자가 대본만 보고 있는 건 최악이다. 그래서는 답이 없다. 싸게라도 찍고 확인해야 한다.
이쯤되면, 행복에 겨워 빤스벗고 지랄떨어야 하겠지만,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러니 오해하지 말고, 병신같은 짓거리는 그만하자 & 질투할 필요없다. 어차피 오래갈 일이 아니니까)

오랜시간 차기작을 준비하는 선배 감독님들을 보면, 존경심과 함께 공포가 느껴진다.
그들에 대한 나의 평가와 시장의 평가, 제작/투자자들의 평가는 다를 거라 생각하지만,
그들이 치르는 물리적 시간은.. 어휴.. 무섭다. (함부로 말할 순 없지만, 실은 울고 싶어진다)
현장을 얼마나 원하는지 묻지 않아도 안다.


기본적으로 나는 현장 체질이다. (게다가 오야붕 체질인가 싶기도;;;)
(남의 돈으로) 영상물을 찍는 다는 데, (찍으면 돈도 준다는데)
내게  OK와 NG를 가를 권리와, 쇼트의 순서와 그 쇼트를 몇 초나 쓸지 정할 편집권을 주는데
싫어할 이유가 없잖는가.

다만 내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인데, 지랄 안할 수 없다.
사람들이 보는 것은 결과물이고, 그 결과물의 책임자는 나니까, 툴툴거리는 것 뿐이다.
오해하지 말라. 나는 주어진 여건에서 (지금보다 10배쯤) 더 잘 만들고 싶은 거다. (역시 변태;;)
변태 작가에게 만족이란 없다.

툴툴댔던 것에 대해, 변명하나 보태자면
내가 가야 할 곳이 방송이 아니라,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것가지고 안일해지면 안된다.
(지금은 연습이중이라 단정짓기 싫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지 않듯, 괜찮은 작가와 후진 작가의 차이는 정말 종이 한장이다.
기왕 하는 거, 우주를 감동시키거나 '지니어스'는 아니어도 "너 이 씨발 이게 뭐야?" 소리는 싫다.
내가 좀 그렇다. (메일을 하나 보내도 몇 번씩 고쳐쓴다)

'난 놈' 이고 싶다. 솔까말 그러하다. 그 기준에서 빠진다면 화가 난다. 씁쓸하지만, 사실이다.
유치하지만, 나는 욕심쟁이더라. 그냥 만들었는데도 시청율 탑이라고? 그건 뻥이지..
졸라 눈치보고, 조금이라도 빠질 거 같으면 날리고, 꼬일만한 건 무조건 찍고 본다.
너무 양아치 같다면 날리지만, 우선 지르고 본다. 주변의 피를 빨아먹는다.
대부분의 연출자는 그렇게 빨아먹으면서 계속 간다.
내가 가진 건, 약간의 '감식안'과 재수 없는 것을 피하는 [직관]과 '스트롱한 빨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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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말의 영화(?)

라스폰 트리에의 신작과 [인포머스]를 내리 봤더니 머리가 좀 멍해지는 것 같다.
전혀 관계없는 두 영화지만, 묘하게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라스 폰 트리에는 조금 재밌어 질만하면, 폭탄을 들고 온다.
똑똑하긴 한데, 그 양반도 인생 피곤하겠다. (하긴 똑똑하면 당연히 인생 피곤할지도.. 쿨럭)

[인포머스]는.. 간지는 탁월한데, 조금더 울림이 있었으면 했다.
아톰 에고이앙의 영화들도 그랬는데, ㅆㅂ 좀만 더 잘하시지 그랬어요 하는 말이 목에서 간질거린다.
작가가 아니란 의심은 안드는데, 더 강렬했으면 한다.
에고이양이 크로넨버그에게 밀리는 건 다른 게 아니다. (두 작가가 다른 층위에 있다는 식의 구라는 귀찮다)

눈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사랑의 블랙홀]을 다시 봤다. 탁월하다.
간혹 난 놈들이 있긴 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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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나, 집 샀다. 강릉에 싸고 작은 아파트로.
지방이 확실히 싸다. 글쟁이라면, 지방에서 사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볼만 한듯. (서울까지 2~3시간이다)
'갈매기 아빠'의 시작이다. 청약 저축은 해약해야겠다.
obs일이 끝나는데로, 내려가서 조용히 [브레드리스]를 써야겠다. 생각만해도 좋다.

써 놓고 보니, 마치 범죄자가 마지막으로 한탕하고 낙향하겠다는 구라와 유사하다 ㅎㅎ
'칼리토 브리간테'나 '용대'처럼 나도 실패할까? 그것은 룰인가?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빠져나간건, 타란티노가 아니라 토니 스콧이 감독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클레런스의 곁에 페트리샤 아퀘트가 있었기 때문일까?
(것도 아님, 데니스 호퍼가 아빠역을 하고, 추적자가 월켄이라 가능했을지도)
오연수나 페넬로페도 졸라 멋있긴 했는데 말이지.. 하지만 나는 언제나 앤디 맥도웰 타입을 좋아했다.
seed가 앤디 맥도웰보다 사랑스럽다고 믿는 건 나 뿐이겠지.. 쿨럭
벌써 강국이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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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지니어스'하진 않지만, 열폭할 만큼 부족하진 않다. (하긴 열폭하는 놈들이 실제로 부족해서 열폭하겠나)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예술을 바라보는 내 관점과 태도에서 기인하겠지. 


어쨌건 '일구이무'다. 화살이 빗나가면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거고, 낙엽은 가을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벗들이여, 그만 징징 대자.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여전히 [레슬러]의 마지막 시퀀스가 좋다.
건즈앤로지스의 스윗 차일드도 좋고.. 마리사 토메이가 돌아서는 커트는 '심금을 울린다'.
(동시에 그녀의 빈자리를 확인하고 피식 웃는 미키루크의 바스트 샷은 어휴...)


-이 바닥에서 가장 위대한 영화가 [성난 황소]와 [밀리언달러 베이비]라면 (혹은 허리케인 죠?)
지금 노구로 설치는 영화는 미키루크와 부르스 윌리스가 만드는 듯..

- 질 수도 있는 거다. 게다가 전부가 아닐지도 몰라. (한번쯤 져버리지 뭐..)

- 술을 줄여야 한다. 생각 해야한다. 그러면 살 수 있다. 담배도 끊을 수 있다. (동수 曰)











by ssy | 2009/09/14 02:31 | 단상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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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9/14 14:3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sy at 2009/09/15 02:55
ssy & seed 주점(?)이 강릉에도 열린거지. ㅎㅎ.
Commented by 고구미 at 2009/09/14 15:31
암튼 고맙고 반가웠소. 불행인지 다행인지 요 몇일간 하고싶은 작업이 몇개 더 생겼다는...
이를테면 편집은 내가 한다... 라는 그런겁니다.

건강유지하시오.
샨티샨티
Commented by ssy at 2009/09/15 02:56
샨티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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